골프에서 숏 게임을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숏 게임은 그린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플레이를 이야기합니다. 골프에서 숏 게임의 중요도와 영향력은 절대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상급자 골퍼와 프로 골퍼들은 숏 게임 연습에 많은 시간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공이 러프나 벙커에 위치해 타수를 잃기 쉬운 상황에서도 환상적인 어프로치 샷으로 타수를 유지하거나 줄이는 것도 가능합니다. 투어 프로 선수들의 어려운 상황에서 보여주는 묘기와 같은 웨지 샷은 갤러리들에게 큰 박수와 함성을 불러일으키곤 합니다.
골프에서 제일 정교해야 하고 어려우며 중요한 부분인 퍼팅의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정확한 어프로치 샷으로 공을 홀컵에 최대한 가까이 그리고 그린의 라인이 좋은 곳으로 보내야 합니다. 한마디로 원하는 그린의 위치에 공을 정확하게 떨어트려야 합니다.
오늘은 정확도와 감각 그리고 기술적인 스윙이 필요한 웨지 샷을 만드는 클럽인 웨지에 대해서 진화와 종류 그리고 선택방법까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웨지의 진화
20세기 초반의 골퍼들이 어프로치 샷에 주로 사용했던 클럽은 니블릭(Niblick)이라고 불리던 9번 아이언과 현재의 치퍼와 비슷한 형태인 지거(Jigger)라는 클럽이었습니다. 1930년대 니블릭에서 파생된 피칭웨지가 처음으로 등장하며 웨지라는 골프 클럽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엔 클럽번호 9번 다음의 숫자인 10번으로 피칭 웨지를 표시하였고 현재에도 클럽번호로 표시되어 있는 피칭 웨지 클럽이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에는 대부분 P라는 표시로 피칭 웨지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Pitching은 말 그대로 야구에서 흔히 쓰는 투구라는 의미이며 특정지역을 목표로 던진다는 뜻입니다. 골프에서는 그린을 목표로 던진다는 뜻으로 피칭 웨지라는 이름이 생겼습니다.
1930년대에 활약을 하던 진 사라센(Gene Sarazen)이라는 골퍼는 모래 벙커에서 더 효과적으로 사용될 클럽에 대해 고민하였는데, 친구였던 항공사 사장 하워드 휴즈(Howard Hughes)와 함께 비행을 하다가 날개에 달린 플랩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운 클럽을 만들게 됩니다. 클럽의 바닥면(Sole) 부분을 비행기 날개처럼 두텁고 무겁게 만들어 모래를 잘 헤치면서 볼을 보다 쉽게 띄울 수 있는 클럽을 고안해 냅니다. 이 클럽으로 진 사라센은 1930년대 대회에서 많은 우승을 하였고 클럽을 스포츠 용품 제조사인 윌슨으로 보냈습니다. 윌슨(Wilson)은 진 사라센이 보낸 클럽을 참고해 56도 로프트에 10 바운스를 가진 클럽을 생산하게 됩니다. 이것이 샌드웨지(Sand Wedge)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샌드웨지의 기준이 이때 정해졌습니다.
20세기 후반부터 웨지가 세분화되면서 제조사들은 로프트별로 다양한 옵션의 웨지를 제작하게 되었고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웨지의 종류
시대별로 골프 클럽의 로프트는 계속 변해왔습니다. 과거의 피칭 웨지는 52도 정도였지만 현재는 42도~46도 정도로 낮아졌습니다. 제조사마다 그리고 모델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과거에 비해 로프트 각도는 확연히 낮아졌습니다. 로프트의 변화로 피칭 웨지의 로프트도 같이 변해왔는데 샌드웨지의 로프트는 56도를 기준으로 크게 변하지 않으면서 문제 발생하였습니다. 로프트가 낮아져 비거리가 늘어난 피칭 웨지와 로프트가 그대로여서 거리 또한 그대로였던 샌드웨지의 간극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클럽별 로프트 각도는 주로 4도씩 차이를 두는데 피칭 웨지와 샌드웨지의 각도의 차이가 너무 많이 생기면서 그 간극을 메워줄 갭 웨지(Gap Wedge)가 등장하게 됩니다.
갭 웨지는 주로 48도~54도로 만들어진 웨지들을 말합니다. 웨지까지 세트로 구성되어 출시되는 클럽 세트에서 제조사마다 표기가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캘러웨이는 Approach Wedge (A), 테일러메이드는 Attack Wedge (A), 핑은 Utility Wedge (U)로 표시합니다.
샌드웨지의 로프트 56도보다 더 큰 각으로 만들어진 웨지를 주로 로브 웨지(Lob Wedge)라고 표현합니다. 58도~64도로 이루어져 있고 '로브'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공을 높이 띄워야 할 때 사용하는 클럽입니다.
현재에는 많은 로프트의 웨지가 출시되었고 활용도와 쓰임의 경계도 무너져 '50도 웨지, 56도 웨지, 60도 웨지'처럼 로프트의 숫자로만 표현을 많이 합니다.
48도부터 짝수의 로프트로 된 웨지들이 많지만 51도, 55도 같이 홀수의 로프트로 된 웨지도 있습니다.
웨지 선택 방법
웨지까지 세트로 구성되어 있는 클럽을 구매하지 않았다면 웨지를 따로 구매해야 합니다. 초급자를 위해 출시된 클럽 세트가 아닌 이상 대부분 4번~P 또는 5번~P로 구성되어 있는 아이언 세트가 많습니다. 웨지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클럽의 로프트입니다. 대부분의 아이언 세트는 클럽마다 4도씩 차이를 두기 때문에 웨지의 선택 또한 피칭 웨지의 로프트를 확인하고 4도씩 차이로 웨지를 구성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입니다. 반드시 4도씩 차이로 웨지 구성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웨지는 의도적으로 로프트 각을 조절해서 플레이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웨지 구성의 개수를 정하고 로프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6도를 넘어가는 로프트 차이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웨지 샤프트는 사용하는 아이언 샤프트보다 조금 무거운 샤프트를 주로 사용합니다. 웨지는 비거리보다 정확하게 공을 보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방향성과 일정함에 유리한 단단하고 무거운 샤프트를 사용합니다. 아이언 샤프트의 스펙과 너무 차이나는 스펙의 샤프트를 선택하면 클럽을 컨트롤하는 게 힘들 수 있으니 한 단계정도 무거운 샤프트를 사용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웨지를 선택할 때 또 다른 고려사항은 바운스입니다. 바운스란 웨지를 정렬했을 때 클럽이 지면과 맞닿은 부분의 각도를 말합니다. 바운스는 지면에 클럽이 박히는 것을 방지하고 헤드가 지면과 접촉 시 잘 튕기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가파른 궤도로 스윙을 할 경우에는 높은 바운스 각도가 유리하고 완만한 스윙을 할 경우에는 낮은 바운스 각도가 유리합니다.
헤드의 솔 부분을 어떤 모양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또 한 번 세분화됩니다. 그라인드라고 불리는데 이 부분은 제조사마다 다양한 그라인드의 웨지 모델을 세분화하여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라인드의 모양에 따라 특성을 가지고 있고 이는 제조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시타를 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브랜드와 그라인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골프에서 타수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부분인 숏 게임에서 퍼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웨지입니다. 정교한 샷을 요구하는 웨지 클럽은 지금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고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킨 제품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많은 투어 선수들의 웨지의 교체 주기는 상당히 짧습니다. 웨지의 그루브가 마모되면 원하는 양의 스핀을 구사하기 어렵고 정확하게 공을 세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많은 연습량으로 그루브가 빨리 마모되기도 하고 예민하게 다뤄야 하는 클럽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웨지의 중요도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기준치의 비거리를 두고 사용하는 다른 클럽들과는 달리 웨지는 공이 놓인 위치에 따라, 거리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판단과 다양한 샷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일관된 스윙이 아닌 상황에 따른 스윙을 해야 합니다. 이는 감각이 매우 중요하며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웨지의 진화와 종류 그리고 선택 방법까지 알아보았습니다. 다양한 웨지 샷을 꾸준히 연습하여 위기의 순간을 찬스로 만드는 숏 게임의 장인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