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스포츠 중 하나인 골프는 코로나 시기 이후로 국내에서 인기가 급증해 국내 골프 인구가 550만 명이 넘었습니다. 새롭게 골프를 시작한 골퍼부터 구력이 오래된 골퍼들까지 모두 각자의 골프클럽 구성을 갖고 있는데요, 캐디백 안의 골프클럽은 14개를 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골퍼들이 입문하면서 '골프클럽의 종류가 왜 이렇게 적은 거지?'라는 의문은 하지 않을 겁니다. 입문자에게는 14개의 클럽도 이미 많다고 느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과거에는 더 많은 골프클럽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오늘은 과거의 골프클럽과 현대의 골프클럽의 차이와 골프클럽이 14개로 제한이 된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골프는 길이가 각기 다른 14개의 골프 클럽으로 플레이를 합니다. 골프 규칙 제4조 4항에는 '플레이어는 14개보다 더 많은 클럽을 가지고 정규 라운드를 출발해서는 안된다. 다만 플레이어가 14개 미만의 클럽을 가지고 시작한 경우에 합계 14개를 넘지 않는 한에서는 몇 개 라도 추가 할 수 있다.'라는 규정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14개로 규정되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새로운 샤프트의 등장
20세기 초 골프는 10개 내외의 클럽으로 플레이하는 골퍼가 많았고 히코리 나무로 샤프트를 만든 클럽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나무로 만든 샤프트는 사람이 직접 가공해야 했기 때문에 규격이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1922년 스틸 샤프트가 등장하면서 골프 샤프트의 혁명적인 변화가 찾아옵니다. 클럽이 규격화가 되었고 이로 인해 클럽별로 거리가 일정해지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1926년에 1번부터 9번까지 번호를 매긴 아이언 세트가 최초로 등장하였는데 이는 지금까지의 기준의 초석이 됩니다. 이후 번호가 매겨지고 체계화되면서 스푼, 클리크, 브라시 같은 이름들을 대체하게 됩니다. 1930년대부터는 라이각, 로프트, 샤프트 링크가 표준화되었습니다.
스틸 샤프트가 등장하고 처음에는 이를 거부하는 선수들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틸샤프트의 장점을 알게 된 많은 선수들이 스틸샤프트로 된 클럽으로 투어를 나서게 됩니다.
욕심이 만들어낸 과도한 투자
스틸 샤프트의 효과로 골퍼들은 더 정교하고 정확한 샷을 만들어 낼 수 있었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클럽 개수의 제한이 없던 터라 너무 많은 클럽을 갖고 플레이를 하게 되었는데요. 슬라이스, 훅, 바람, 러프 등등 다양한 상황에 맞춘 전용 클럽들 뿐만 아니라 4.4번 아이언, 7.5번 아이언 같은 세분화된 클럽들을 가지고 플레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당대의 스타 골퍼들도 25개 이상의 클럽을 사용하였고 30개가 넘는 클럽을 사용하는 선수도 생겨났습니다. 너무 많아진 클럽은 캐디백을 두 개로 나누어야 할 정도까지 되었고 이를 들고 다녀야 했던 캐디들이 너무나도 무거워진 캐디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요금 인상을 시작하였습니다.
많은 클럽의 사용으로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성적들이 나오면서 선수들 클럽의 종류와 개수가 계속 늘어났고 이는 경제력과 연결이 되어 캐디백 구성이 빈익빈 부익부로 이어지는 결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실력보다 장비가 우선시 되는 골프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들 때문에 골프규칙을 정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와 미국골프협회는 1935년 클럽 개수 제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게 됩니다.
클럽의 개수 제한의 이유
1935년부터 논의를 시작한 클럽 개수 제한은 1938년 시즌부터 14로 제한하게 됩니다. 이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골프협회가 라운딩에서 사용할 수 있는 클럽의 개수를 제한하면서 발표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과도한 장비사용으로 인한 기술적인 문제, 두 번째는 경제적인 차이에서 오는 클럽의 종류와 개수의 따른 불평등 해소, 세 번째는 무거운 캐디백을 가지고 다녀야 했던 캐디들의 고충 해결이었습니다.
만약 현재까지도 클럽 개수의 제한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엄청난 기술력으로 기상천외한 클럽들이 개발이 되면서 실력보다는 장비가 승패를 결정하고 돈이 정말 많은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스포츠로 전락하지 않았을까요?
캐디백에 각자 자신에게 맞는 14개 이하의 클럽을 구성하여 여러 상황에서 다양한 스킬로 라운드를 이끌어가는 지금의 골프보다 재미가 없을 것 같지 않나요?
골프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의 힘으로 자연을 극복하는 운동이라고 하죠. 그래서 더 매력적인 스포츠라 생각합니다.
언제부터, 왜 골프클럽이 14개로 제한되었는가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